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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A 매치 데이여서 한국과 호주 축구 국가대표 경기가 있었다. 축구 경기가 있는날은 대형 TV 를 구비한 호프집은 장사가 잘되는 반면 우드스탁같은 바는 거의 파리가 날린다. 그래서 우드스탁 사장님은 토요일은 손님 없을게 뻔하므로 안나오겠다고 윰하고 나보고 바를 보라고 그랬다. 윰이 "전 노래를 틀줄 모르는데요" 라고 했더니 "기현이가 할 줄 알거야" 라고 했다고.. 해서 난생 처음 영업시간에 사장님 자리에 앉았는데...

손님이 없을거라는 사장님의 예상과는 달리 바 오픈하고 청소도 미처 끝나지 않았는데 왠 외국인 남자 + 한국인 아지매 손님이 들이닥쳤다. 곧이어 남자3 + 여자1 손님도 들어왔다. 이후 초저녁부터 신청곡 러쉬가 이어지는데...

한국인 손님들의 신청곡은 뭐 딥퍼플, 비틀즈, 미스터빅.. 뭐 이런 계열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대충 넘겼는데 저 외국인의 신청곡이 만만치 않았다. 첫 신청곡은 아마 이랬던 걸로 기억한다.

Bruce Cockburn - After the Rain
Barenaked Ladies - My Apartment
Collective Soul - Shine
Rush - Singles
Oasis - Wonderwall

Rush 의 Singles 는 곡명이 아니라 앨범명이다. 다 틀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바에 Singles 앨범도 없었으므로 패스. 일단 Collective Soul 과 Oasis 노래부터 걸어 놓고 다른 곡들을 찾는데.. Bruce Cockburn 의 노래는 아무리 찾아도 안나온다. 이것도 패스. 다음은 Barenaked Ladies 의 My Apartment 라.... 뭘까 싶어 열심히 찾았더니 The Old Apartment 곡명을 잘못 쓴것 같다. 이걸 걸어 주었다. 일단 3곡 클리어... 그랬더니

그 외국인 남자가 바로 걸어 오더니 나에게 팁 3만원을 주었다...!!!

우드스탁 역대 최고액의 팁...! 윰은 혹시 저사람이 오빠 몸 어딘가를 만진 다음에 옷에 팁 꽂아 준거 아니냐고 묻기까지.. -.-;;; 여튼 정신이 아찔해진 나는 Bruce Cockburn 의 곡도 꼭 틀어주리라 마음먹고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는거다. 유튜브에도 없는 아주 레어한 곡이었다. 찾아 보니까 70년대부터 활동한 캐나다 뮤지션의 곡.

신청곡 취향을 살펴보니 캐나다쪽하고 뭔가 연이 있는것 같아 아무래도 연관성이 있는 The Band 의 Acadian Driftwood 를 틀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반응이 왔다. 곡 끝나기도 전에 나한테 오더니 지금 나오는 곡이 뭐냐고 묻는다. 그래서 포스트 잇에 곡명을 적어줬다. ㅋㅋㅋㅋ

왠지 삘받아 윰이 끓여준 라면도 먹는둥 마는둥 하면서 관련 정보를 찾던 도중, 그는 두번째 신청곡 쪽지를 건냈는데....

Collective Soul - Run
Oasis - Bag It Up
Barenaked Ladies - Lovers in A Dangerous Time
Uriah Heep - The Wizard

BRUCE COCKBURN - AFTER THE RAIN

농담이 아니고 진짜 저렇게 큰 대문자로 써 있었다. -_-;;;

팁도 받은게 있는데다 첫번째에 안틀어 줬다고 두번째에 저렇게 간절하게 써서 신청하다니.. 이건 안틀어 주면 큰일이 날것 같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곡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지나고 나서 하는 얘긴데 진짜 토렌트부터 인터넷 안찾아본 곳이 없었다. 심지어 아마존에 가서 $0.9 에 MP3 를 직접 구매해서 들려주려고 했으나 미국내 거주자가 아니면 곡을 팔지 않더라. 괴상한 MP3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하려고 보니 이건 $25 단위로 결재를 해야해서 포기 -.-;

여튼 윰도, 나도 오기가 발동해서 도대체 어떤 곡일까 궁금해서 도저히 곡 검색을 멈출수 없다. 이후 결국 필사적인 노력 끝에 WinMX 에서 간신히 곡을 입수. 운명이었는지 외국인 peer 로부터 다운로드 받는데도 몇분 안에 전송이 완료 되었다. 곡을 리스트에 걸어두고 나니 왠지 뿌듯....

막상 들어보니 좀 차분하고 퓨젼 재즈삘이 있는 곡이었다. 예전 뮤지션인데도 꽤 세련된 느낌.

여튼 결국 곡을 찾아서 틀어 주었더니 다시 바로 오더니 팁을 만원 더 줬다.

옆에 있던 희권형과 윰은 자신들은 못받아본 고액의 팁 러쉬에 분해하면서 피눈물을 흘리고... ㅋㅋㅋ

여튼 그렇게 바에서 일하고 셔터 내리고 집에 와서 잤다. 끗.
2009/09/06 17:30 2009/09/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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